[2022년 6월 23일]
사제성화의 날 (2022. 6. 24.)
내일 (6월 24일. 금)은 사제성화의 날입니다. 서울대교구 소속 사제들은 명동성당에 모여서 사제성화의 날 행사를 합니다. 따라서 내일 오전 10시 미사는 없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5년 ‘성목요일 사제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예수 성심 대축일이나 적당한 날을 선택해 사제 성화의 날로 지낼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한국 교회는 1996년부터 예수 성심 대축일에 교구별로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오고 있다. 사제들의 성화는 왜 필요할까? “교회 안에서 새로운 세기 복음화의 우선적인 주체요 대상은 바로 사제들이기 때문이다.”(「현대의 사제 양성」 82항) 사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복음화의 사명을 최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사명을 지니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제 자신이 먼저 복음의 빛으로 쇄신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제는 피곤과 고독, 고립화 등에 직면해 있으며”(「사제의 직무와 생활지침」 37항), 실제로 일선 사목 자들은 과중한 사목 업무와 책임, 이에 따른 영성의 빈곤 등을 사제 성화의 걸림돌로 꼽고 있다. 사제 성화는 ‘복음화’와 ‘교회의 성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제 성화를 위한 교회 공동체 전체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사제들은 사제단의 친교와 일치, 협력 안에서 자신의 사제직을 전 생애를 통해 완성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평신도들에게도 사제 성화를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사제의 성화는 평신도들의 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신도들은 ‘기도와 희생’을 통해 사제 성화에 적극 동참해야 하며, 특히 평신도 자신이 사제들의 성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교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은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제들이 ‘예수 성심’을 본받아 ‘완전한 성덕’을 지닐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하고 필요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예수 성심은 사제 성화의 궁극적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사제 성화의 날을 예수 성심 대축일에 지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제 성화의 날은 교구 공동체 전체가 사제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제들의 성화를 위해 기도와 희생을 봉헌하며, 모든 사제가 자신의 신원과 사명에 합당한 성덕의 중요성을 재발견하도록 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이에 베네딕토 16세(재위 2005~2013) 교황은 “교회는 거룩한 사제,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증거하고 사람들이 이 사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사제를 필요로 한다”면서 “그리스도의 본질이자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은 예수 성심에 있다”고 강조했다.(2009년 사제의 해 개막 예식 강론) 그러면서 교황은 예수 성심에 충실하며 이를 따르려 부단히 노력했던 사제가 바로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였다며 “사제들이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며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6월 21일, 리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