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8일 사순 제2주일

 

연미사: 박종주 야고보 황이덕 마리아 박광수 유지호 지하수 실비아  왕창선 요셉 왕운재 라파엘(기일)
생미사: 서동철 프란치스코 지현숙 세실리아 레지오 단원

말씀요점
창세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12,1)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를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12,3)

2티모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1,8)
“그리스도께서는….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셨습니다”(1,10)

마태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17,2)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17,5)

짧은 강론
베드로와 야고보, 그리고 그의 동생 요한이 예수님을 따라 높은 산에 올라갔다가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집니다. 예수님의 얼굴이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이 하얗게 빛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거기에는 이스라엘 전승에 죽지 않고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모세와 엘리야까지 등장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두고 주님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베드로는 바로 그 순간을 영원히 붙잡아 두고 싶어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빛나는 구름이 덮이며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거의 말을 들어라”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여기서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은 다른 번역에 의하면 ‘내가 어여삐 여기는 아들’이라는 의미를 가지는데 ‘어여삐  여긴다’는 의미는 아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함께 묻어 있는 말씀입니다. 바로 이 복음에 앞서 예수님의 첫 번째 수난과 부활예고(16,21-24)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아들 예수님께 주어질 고통을 바라보면서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그 아픔이 말씀 안에 담겨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멀지 않아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고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가야하는 순간이 다다르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마치 먹구름이 밀려오는 하늘에 구름사이로 언뜻 태양이 밝게 빛나는 것처럼 제자들이 겪을 슬픔과 절망 너머에, 즉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 뒤에는 이런 예수님의 찬란한 영광이 있음을 잠시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지금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코로나19사태는 마치 비가 올 듯 먹구름이 잔뜩 낀 날씨처럼 우리를 우울하게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힘겹게 견디고 있고, 가난한 이들은 더욱더 고통 속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늘의 태양은 항상 떠 있듯이 찬란한 주님의 영광은 항상 우리를 비추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신앙인은 구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구름 너머 태양을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이런 희망을 가슴에 품고 용기 있게 이를 세상에 전하는 사람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이 하늘의 음성을 듣고 그분의 말씀을 믿으며 한발 한발 우리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 좋겠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3) (도봉산 성당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