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0일 사순 제2주간 화요일

미사지향
연미사: 지하수 실비아 이정주 토마스 김양임 마리아 이기호 요셉 (기일)
생미사: 서동철 프란치스코 지현숙 세실리아 정요한 가정 레지오 단원 코로나-19를 위해 애쓰시는 의료진들 봉사자들 위해

말씀요점
이사 1,16-18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를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너희의 죄가 진홍빛 같아도 눈같이 희어지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시편 50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마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23.2-3)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23,8)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23,12)

짧은 강론
언젠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마지막 죽음을 준비하는 어느 선배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신부님은 이제 더 이상 의학적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해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신부님이 면회 온 후배신부에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지금이 내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것 같네. 내가 기운이 있을 때는 하느님을 위해 산다고 하지만 늘 사람들을 의식하고 뭔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관심을 쏟느라 하느님을 깊이 만나지 못했는데,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로지 하느님만 바라보고 있으니 지금 순간이 가장 행복하네.”
선종을 기다리는 선배 신부의 이 말씀이 늘 제 마음에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사제로 산다는 것은 어쩌면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 사랑을 받고 살기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바리사이와 율법학자의 모습을 누구보다 가장 닮기 쉬운 신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아무것도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이 신앙생활에만 전념하며 소박하게 사는 신자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하느님 앞에는 가장 진실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사회적으로 신분이 높을수록, 가진 것이 많을수록, 자기가 가진 소유와 명성만큼 더 내려놓기가 어렵습니다. 가진 것과 배운 것이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을 하면서 이렇게 오늘 복음 속의 바리사이의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그래서 일시적인 거짓 기쁨과 만족에 빠져 공허하고 헛된 삶을 살게 됩니다. 우리는 늘 하느님 앞에 정직한 나와 마주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이 세상 것에 연연하지 않고 하느님께만 오롯이 마음을 둘수록 참으로 겸손해질 수 있고 내면에 깃드는 참된 평화와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도봉산성당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