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9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말씀요점
탈출 12,13
“너희가 있는 집에 발린 피는 너희를 위한 표지가 될 것이다.”

시편 116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를 나누어 마시는 것이네.”

1코린  11,26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요한 13,14-15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짧은 강론
매 미사 때마다 성찬례를 거행하면서 “이는 내 몸이다. 받아먹어라” “이는 내 피다 받아마셔라”하시는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의 말씀을 듣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Do this in memory of me) 라고 하심으로써 성체성사와 함께 새로운 계약의 사제직도 제정하십니다. 여기에서 ‘이를 행하여라’는 단순히 최후 만찬의 예식만을 행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삶으로 표현된 모든 것을 기억하고 행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공관복음보다 후대에 쓰여 진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십니다. 성체성사의 본 정신과 의미는 이렇게 발을 씻어주듯 섬기는 삶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오늘 성목요일 성체성사가 제정된 날인데도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명동에서 해마다 교구 사제들과 봉헌되는 성유축성미사에 함께 하지도 못합니다. 홀로 미사를 봉헌하면서 성체성사에서 태어난 사제의 소명은 이렇게 신자들의 발을 씻겨주듯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새깁니다. 아울러 세례를 통하여 보편사제직을 받은 신자들도 성체성사의 삶, 곧 이웃을 섬기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자신의 주변에서 내가 발을 씻어 주어야 할 사람은 누구입니까? (도봉산 성당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