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0일 주님수난 성금요일

말씀요점
이사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53,5)
“그를 통하여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53,10)

시편 31
“아버지, 제 영을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히브 5,8-9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요한
“다 이루어졌다.”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19,30)

짧은 강론
수난복음을 묵상하다가 마음속에 맺혀있는 성 금요일의 풍경들을 주섬주섬 글로 적었더니 ‘졸시’가 되었습니다.

성금요일의 풍경

오늘은
아무 소리가 없는 날이다.
하늘이 침묵하는 날

공중에서 떨어지던 비도
나뭇가지를 흔들어 대던 봄바람도
공중에서 멈춰있다.

풀섶을 기어 다니던
벌레, 뜀박질하던 산노루
정지된 화면으로 서있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하느님께서 얼굴을 감추시자
모든 것이 정지한다.
청각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 소리가 없다

숨이 멎는다.
온 세상이 정지된 화면이다.
(도봉산 성당,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