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15일 부활팔일축제 수요일

미사지향
연미사: 권봉순(기일) 이정진
생미사: 김미자분다(가정) 윤성현(감사) *레지오 단원 *코로나로고통받고있는이들을위해

말씀요점
사도 3,6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시편 105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

루카 24,31-32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짧은 강론
예수님을 잃은 두 제자가 터덜터덜 엠마오를 향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엠마오까지의 거리가 예순 스타디온이라고 하니까 우리 식으로 환산하면 약 11km 정도의 거리입니다. 젊은 사람의 걸음으로는 두세 시간 걸리는 길을 걸으며 그들은 그동안에 일어났던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성당으로 치면 소공동체에서 ‘말씀여행’으로 복음나누기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들 가운데 낯선 분이 나타나셔서 함께 걸으시며 그간에 일어났던 일 뿐만 아니라 성경 전체에 걸쳐 모든 것을 설명해 주십니다. 제자들은 이분이 말씀을 하시고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마음이 뜨겁게 불타오릅니다. 그런데 엠마오에 도착하여 그 분이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 두 제자들은 비로소 눈이 열려 그들 사이를 함께 걸었던 그 낯선 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빵을 떼어 주신다는 것은 바로 오늘의 성체성사를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길에서 당신에 관해 성경의 모든 것을 풀이해 주신 것은 구약과 신약의 모든 역사가 그분 몸과 피로 표현된 성체성사 안에 수렴되어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체성사가 깊이 말씀과 연결되어 있고 우리 안에 말씀이 살아 있을 때 성체성사에서 현존하시는 주님을 깊이 만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님의 구원역사를 우리 안에 모시고 참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공부하고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는 것은 바로 성체성사를 향해 있습니다.
엠마오가 어디인지 이스라엘 지도상에 추정되는 몇몇 도시는 있지만 확실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엠마오는 말씀의 목적지인 가상의 마을, 곧 성체성사가 이루어지는 곳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사가 거행되는 곳이 엠마오일 수 있지요. 그런데 코로나 19사태로 성당의 불은 꺼져 있고 성체성사가 없는 신앙생활이 계속되면서 엠마오 여정을 하고 있는 신자들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걸어도 엠마오 마을은 나타나지 않고 끝이 안보입니다.
“주님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주님, 어서 엠마오의 식탁에서 저희에게 빵을 나누어 주십시오.” 아멘. (도봉산 성당 전원 바르토롤메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