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18일 부활팔일 축제 토요일

미사지향
연미사: 이정진
생미사: 정요한 윤성현 (감사) 레지오 단원 아가페 성가대 단원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

말씀요점
사도 4,20
“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편 118
“주님, 제게 응답해 주셨으니 제가 당신을 찬송하나이다.”

마르 16,15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짧은 강론
어느 한 청년이 자살을 하기 직전에 삐에르 신부님을 찾아와서 자신이 자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 신부님은 청년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청년에게 “충분히 자살할 이유가 있군요. 그렇게 되었으면 살 수가 없겠습니다. 그런데 죽기 전에 나를 좀 도와주시고 죽으면 안 되겠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 청년이 대답했습니다. “어차피 죽을 건데 신부님이 필요하다면 얼마간 돕도록 하지요” 청년은 집 없는 사람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신부님 일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청년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신부님께서 내게 돈을 주었든지, 살 집을 지어 주었든지 했다면 나는 다시 자살을 시도했을 겁니다. 그런데 신부님은 제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움을 구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과 같이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고,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엠마우스 빈민공동체를 만들어 50년이 넘도록 노숙자 부랑아들과 함께 생활한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 삐에르 신부님의 일화입니다. 그분은 이렇게 절망에 빠져 죽음으로 가는 한 청년에게 삶의 동반자가 되어 생명을 주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루카 복음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상황을 생생하고 세세하게 전하지만, 마르코 복음은 모든 것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삐에르 신부님이 절망에 빠진 한 청년의 삶에 동반하며 생명과 희망을 준 것처럼, 우리도 누군가의 인생에 축복이 되고 생명이 되는 동반자가 되어 주라는 것입니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누군가와 함께 엠마오 길을 걷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부활하신 주님이 계십니다.(전원 신부, 「말씀의 빛 속을 걷다」에서)